새벽 5시 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오늘은 인천 검단산업단지에 위치한 닭꼬치 공장 첫 출근 날이었다. 365인력을 통해 연결된 현장이라 전날 미리 주소와 집결 시간을 문자로 받아뒀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공장 앞, 이미 몇몇 작업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낯선 얼굴들이었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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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안으로 들어서며
입구에서 관리자가 이름을 확인하고 작업복 세트를 나눠줬다. 흰색 위생복, 위생모, 마스크, 장갑, 그리고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된 장화까지. 처음 입어보는 사람은 어색해서 허둥대기 마련인데, 옆에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모자 안쪽으로 머리카락 다 넣어야 해요”라며 자연스럽게 알려줬다. 경력자 특유의 손놀림이었다.
공장 내부는 생각보다 서늘했다. 식품 공장이라 온도 관리가 철저한 탓에 실내가 제법 쌀쌀하게 유지됐다. 처음엔 괜찮겠다 싶었는데, 나중에는 손끝이 제법 시려왔다. 컨베이어 벨트 소리와 기계 돌아가는 소음이 일정하게 깔렸고, 그 위로 작업자들의 짧은 대화 소리가 간간이 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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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치를 꿰는 일
오늘 내가 맡은 작업은 닭고기 꼬치 조립이었다. 말 그대로 손질된 닭고기 조각을 꼬치에 일정한 간격으로 꿰는 일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고기 조각의 크기가 제각각이라 균일하게 꿰는 데 집중력이 필요했고, 속도도 맞춰야 했다. 옆 라인에서 계속 완성품이 나오는 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페이스를 조절하게 됐다.
처음 한 시간은 손이 느려서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조장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지나가며 “처음엔 다 그래요, 오후 되면 손이 알아서 움직여요”라고 툭 던지듯 말해줬다. 그 한마디가 묘하게 긴장을 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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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동료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옆자리에 앉은 40대 여성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공장에만 벌써 세 번째 왔다는 단골 일용직이었다. “여기 관리자들이 무리하게 시키지 않아서 괜찮아요. 밥도 잘 나오고.” 실제로 점심은 제법 푸짐했다. 국에 반찬 세 가지, 밥도 넉넉했다.
그녀는 365인력을 꽤 오래 이용했다고 했다. 아이 학교 일정에 맞춰 일하는 날을 고를 수 있어서 좋다고. 이런 현장 일이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그런 노하우 자체가 신기하고 배울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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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작업은 오전보다 훨씬 수월했다. 손이 리듬을 기억하기 시작했는지, 꼬치를 꿰는 속도가 자연스럽게 붙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엔 오히려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업복을 반납하고 공장을 나서는데, 저녁 햇살이 산업단지 위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하루 종일 꼬치를 꿰면서 손은 좀 뻐근했지만,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365인력을 통하면 이런 식품 공장부터 물류, 제조 라인까지 다양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오늘처럼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게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일이다.





